공지사항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친 겨울을 통과하면서 「산책자의 행복」을 썼다.
넉 달 만에 소설을 쓰는 거였고 그런 공백은 오랜만이었다.
쓰는 동안 여러 번 새벽을 맞았는데 어떤 새벽엔 다시 쓰고 있다는 것에
그저 안도하기도 했다.
즐겁게 썼지만 쓰는 사람은 쓰는 사람일 뿐, 세상이 어떻게 읽을지는 알 수 없었고
그것은 늘 그렇듯 나의 몫이 아니었다.
수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가 왔을 때는 덤덤했다.
떨림은 전화를 끊고 나서야 시작되었다. 할 수만 있다면 인적 없는 빈 들판에 가서
웃다가 울다가 다시 웃고 싶었다.
등단하고 십 년까지는 지치는 것도 부끄러웠다. 십 년 중 절반은 작품 청탁이 없는데도
내일을 기대하며 꿋꿋하게 혼자 썼고 나머지 절반은 늘 마감에 쫓겨서 이동하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도 썼다.
간헐적인 슬럼프가 시작된 건 2년여 전부터였다.
뭘 써야 할지 몰라 조급해하면서도 다시는 쓸 수 없을 것 같아 깊은 불안증에 빠지는,
마음의 끝과 끝이 하염없이 멀어지는 시기 아니, 분명 더 잘 쓸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그걸 발견하지 못하는 나의 한계를 나만은 알고 있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이 내게 필요한 건 상상 속에서 부풀려진 고통이 아니라
어제보다 더 좋은 작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책상의 시간이란 걸, 그토록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것임을 새삼 일깨워 준다.
격려를 보내주신 심사위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다시, 쓰면서 살 수 있고 살 수 있어서 쓰는 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오래토록 소설을 쓸 것이다. 충분히 행복하다."
-작가 조해진-
(재)이효석문학재단, (주)매일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재)이효석문학재단, (사)이효석문학선양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17회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작가로 ‘산책자의 행복’을 쓴 조해진 작가가 선정됐습니다^^
이효석문학상은 가산 이효석 선생(1907~1942)의 탁월한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효석문화제에서 제정되었으며, 올해로 제17회를 맞는 대한민국을 문단을 대표하는 문학상이기도 합니다.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된 ‘산책자의 행복’은 대학 강단에서 편의점 공간으로 이동한 지식인의 좌절과 고통을 세심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시상식은 효석문화제 기간인 9월 10일(토요일) 오후 2시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에서 진행된다고 합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참석 바랍니다~^^
효석문화제 미리보기 ☞ http://tour.pc.go.kr/?r=home&m=bbsv3&bid=ct03&uid=155&c=3/23
(재)이효석문학재단 방문하기 ☞ http://www.leehyoseokfounda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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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