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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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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31 14:57 | 조회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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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최고기온을 갱신하는 무더운 날씨와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지쳐있는 요즘 부쩍 산행을 즐기고픈 마음이 커진다. 탁 트이는 자연을 마주하며 내 페이스에 맞춰 내 맘대로 즐기는 ‘산행’은 정상에 올랐을 때의 짜릿한 성취감뿐 아니라 복잡했던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심리적 안정 효과를 갖는다.
무더운 날씨에 발목 잡혀 산으로 떠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여기 더위를 피해 갈 수 있는 좋은 곳이 있다. 바로 대관령의 선자령이다. 대관령은 여름 평균기온이 18도로 기상청에서 발표한 ‘무더운 여름,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원한 도시’ 1위로 뽑힌 곳이다. 선선한 기온에 여름이면 피서지로도 인기가 좋다.
창밖의 푸른 잎으로 무성한 나무 한 그루에 시선을 빼앗겼다. ‘지금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평창 대관령의 선자령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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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에 위치한 선자령은 해발 1,157m의 봉우리로 푸른 초원과 백두대간 능선에 조성된 풍력발전기가 절경을 이룬다. 선자령의 등산코스는 11km로 등산로입구에서 전망대를 거쳐 선자령에 닿은 후, 샘터-풍해조림지-등산로 종점에 닿는 구간으로 이뤄졌다. 선자령 등산코스는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장거리 코스이지만 대부분 완만한 길이 조성되어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옷가지를 정비한 후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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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눈앞의 도로가 사라지고 흙길을 밟으니 금세 눈앞에 초록세상이 펼쳐졌다. 길고 곧은 나무들이 시야를 감싸고 낮은 높이의 들꽃들은 등산의 재미를 더해준다. 마치 미로 속에 발을 디딘 것 같은 신비로움이 온몸을 감싼다. 동화 속 세상에 온 듯 온통 푸름으로 가득하다. 등산길의 흥미가 더해지니 걸음에는 더욱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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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무심코 바닥을 내려다보니 미로 같은 그림자가 펼쳐진다. 도심에서는 네모반듯한 그림자 속의 내 형체를 보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여러 형태의 나뭇잎 그림자가 바닥에 그림을 그린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을 따라 그림자도 움직인다. 새삼 들뜬 맘으로 그림자밟기를 하며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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솨아솨아~ 산바람이 멎지 않고 계속되니 나뭇잎이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푸른 천정이 되어주는 울창한 숲의 나무들이 불어오는 산바람에 따라 나뭇잎을 힘차게 흩날리고 있었다. 천정의 작은 틈 사이로 햇빛이 살짝살짝 얼굴에 닿는다. 따스한 느낌이 좋아 그대로 눈을 감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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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으로 나란히 자리한 나무를 벗 삼아 걸은 지 2시간 정도 지나니 평평한 초원이 펼쳐진다. 연둣빛의 들풀에서 시야가 멀어질수록 짙은 푸른빛을 띠는 이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원대한 풍경을 마주한 채 큰 숨을 한껏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려는데 바람이 우측으로 훠이훠이 분다. 머리칼도 들풀도 먼발치의 나무들도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나는 직진으로 가야 한다.
‘바람아 나를 안내해주지 않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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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이지만 어쩔 수 없는 더운 공기에 조금씩 지쳐갈 즈음, 고개를 정면으로 옮기자 활력이 생겼다. 매번 먼발치에서 차창으로 봐왔던 풍력 단지를 눈앞에서 가까이 마주했다. 여러대의 풍력발전기가 한데 모여 있어 더욱 웅장한 느낌이 든다. 일전에 방문했을 때 안개가 많이 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이날은 날이 맑아 대관령의 풍력 단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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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세 잎 클로버인 줄 알고 고개를 숙였다. 자세히 보니 이름 모를 들풀이었다. 시든 기세하나 없이 짙거나 옅은 초록빛이 한데 모여 있으니 너무나도 귀여워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이 중에도 네 잎이 있다면 행운이 생길 거 같아 찾아보았지만 역시나 없었다.
‘그래 행운보단 행복이지’ 두 손을 탁 탁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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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흙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내 집 같은 편안함이 이것일까, 평평하기만 하다면 어느 곳이든 좋은 흙 방석이 되어준다. 자리를 잡고 앉아 숨을 고르니 무언가가 어깨를 툭툭 쳐 시선을 옮겼다. 어릴 적 하굣길의 귀여운 벗이 되어주었던 강아지풀이다. 그 당시에는 키가 작아 고개를 푹 숙이지 않아도 손으로 만져졌는데 이제는 앉은키로 보아야 시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사실에 조금 서글퍼지기도 했지만 이 귀여운 풀들이 어릴 적의 나를 떠올리게 해 뜬금없이 지난날을 추억할 수 있어 좋았다.
'강아지풀아 몇 년 뒤에도 지금을 추억하게 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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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능선을 따라 조성된 등산로 주변으로 드디어 온전한 형체의 풍력 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방송매체와 교과서에서만 봐오던 풍력발전기를 처음 마주했던 날, 그 규모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사람 몇 명이 팔을 둘러 발전기의 밑동을 잡아도 손끝이 닿지 않을 만큼 규모가 상당하다. 타고 온 자동차가 미니어처처럼 보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지금은 몇 번 보아온 풍경이라 풍력 발전기의 위용에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지만.. 처음에는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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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넓은 초지는 풍력발전기를 조성하면서 생겼다. 선자령을 바람의 언덕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도 이것에서이다. 선자령이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매력은 무엇일까.. 고민했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구름 몇 점 없는 푸른빛 맑은 하늘과 하얀색의 풍력발전기, 그리고 녹색 짙은 널따란 초지.. 그야말로 절경이다. 등산로를 벗어나 축구장처럼 널따랗게 펼쳐진 초원으로 저벅저벅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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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몇 십 미터만 더 가면 선자령 정상에 닿는데 청명한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풀썩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으니 풍력발전기의 밑동이 초원의 능선에 가려지고 몸체만 보인다. 가림막 하나 없이 펼쳐진 초지에 불어오는 바람이 이렇게 청량하게 느껴질 수가.. 산을 오르느라 송골송골 맺혔던 땀방울이 바람의 언덕에서 불어오는 산뜻한 바람에 식어간다. 시선에 머문 곳에 초점을 맞추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림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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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전경에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설레는 맘을 가득 품고 몇 걸음을 더 걸으니 드디어 정상을 알리는 백두대간 선자령 표지석이 나타났다. 주변에 펼쳐진 초원 사이에 흙바닥에 세워진 이 표지석이 어찌나 반갑던지, 그렇게 고대하던 선자령에 도착했다는 기쁨에 사진 표지석 몇 컷을 찍고 바로 뷰포인트를 찾았다. 백두대간의 풍경은 어디서 보아도 멋스럽지만, 선자령의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 제일이라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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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석을 등지고 최고의 뷰포인트를 찾기 위해 몇 번의 자리를 옮겼다. 어디든 멋있지 않을 수 없겠지만, 풍력발전단지와 드넓은 초원이 한눈에 들어올 곳을 찾아 카메라 렌즈를 옮긴 끝에 셔터를 눌렀다. 근처에서 마주했던 풍경을 한참 멀리에서 마주하니 이 프레임은 마치 들판의 안개꽃을 보는 것 같았다. 선자령을 바라보며 걸었던 등산로는 몇 걸음이면 도착할 만큼 짧게 느껴졌고, 뒤를 따라오던 몇몇 사람들의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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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한참을 제자리에 서 있었다.
처음 선자령으로 오게 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더운 날 탓인지 바쁜 일상 탓인지.. 무기력한 나 자신의 답답한 모습을 떨치고 싶었다.

왕복 약 4시간이 넘는 등산코스를 거치는 동안 참 많은 풍경을 보았다. 울창한 숲과 초록에 색채를 더해준 야생화,그리고 답답함을 확 날려버릴 널따란 초원과 그 위에 조성된 풍력 단지와 걷기 좋은 등산로.. 이 모든 요소의 조화를 만끽한 나는 어느 순간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 풍경의 아름다움과 지금의 느낌을 안은 채 다음의 선자령 여행을 기다린다. 다시 보자 '선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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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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